Baby/남매의 일상

[27개월] 오랫만의 어록 남기기

yisrael 2010. 4. 23. 10:29

요즘 서아가 말하는 것을 듣다보면 기가 막히다 싶을 정도로 말을 잘 만들어냅니다.

최근에 인상깊었던 말 2가지가 있어서 기록해두려구요.


첫번째는 약 먹겠다고 하던 날.

얼마전에 서아가 감기에 걸려서 한의원에서 가루약을 처방 받아왔었습니다.

제가 살짝만 찍어먹어봐도 정말 맛이 없는..;; 그야말로 쓴 약이었는데요.

처음에는 먹기 싫다고 울고불고 하더니 어느 순간 쓴약 달라고 달라고 애원을 하더라구요.

분명히 저녁 먹고 약 먹었는데 또 달라고 해서 "안돼요. 서아 아까 쓴약 먹었잖아요." 하고 얘기했더니

"서아가~ 배가 아파서~ 쓴 약 꿀꺽 먹어야 해. 쓴약 주세요."하는 거에요. 그것도 깜찍하게 배를 쓰다듬으면서요;;

물론 이건 감기 걸려서 먹는 약이라서 배 아플 때 먹는거 아니라고 결국 안줬지만 하여간 정말 웃겼습니다.


그리고 이건 지난 주말.

제가 몸이 안좋아서 친정 가서 쉬느라고 서아는 서아 아빠랑 같이 할머니댁에서 자게 됐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토요일에 서아 아빠 특근이 생겨서 출근하게 된거죠.

아침에 서아가 일어나니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는 그런 상황.

할머니가 아침에 다른 일이 있어서 할아버니랑 같이 밥 먹으라고 챙겨 놓고 나가셨다는데

돌아와보니 서아가 밥을 안먹었더랍니다. 그래서 서아 밥 왜 안먹었냐고 물어봤더니...

"오늘 아빠가 일 나가서 서아 기분이 나빠서 밥 못먹겠어." 하더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서아한테는 참 심각한 상황이었고 그런 내용인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듣기엔 너무 귀여운 발언이었던거죠.

전해 들은 저도 엄청 웃었으니....;; 웃기긴 정말 웃겨요. 심각한 서아.


하여간 요즘 말도 재밌게 잘하고, 나름의 논리로 얘기하고 있는 서아 소식 오랫만에 전했네요.

아침에 UV의 쿨하지못해 미안해 뮤직비디오를 보고 조금 기분전환이 되어서 간만에 포스팅 해봤습니다. ^^


사진 하나도 없는 포스팅;;은 왠지 좀 허전한 것 같아 뒤늦게 서아 사진 두개 올리고 갑니다.

지난 제주 여행(4.1~4.4)에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



휴애리라는 공원에 있는 나무 그네에요. 서아가 여기에 앉아있는 걸 너무 좋아해서 한컷.


이 사진은 협재 해수욕장에서 찍은건데 추워서 제 머플러를 감아줬더니..;; 무슨 사막을 걷는 구도자 분위기가 나네요.

웃겨서 이것도 하나 올려둡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