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유를 줄여가며(단번에 끊는 건 왠지 내가 불편해서 못하겠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었다.
서아가 태어나기 전에는 모유수유가 좋다는 주변 의견에 따라 무작정 '나도 모유수유 해야지' 라는 다짐을 하고
누구나(사실 누구나 다 하지는 못한다) 하는 거니깐 의례 나도 쉽게 되겠거니 하고 편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서아가 태어나는 것부터 해서 그로부터 약 한달 간, 내가 가장 힘들었던 건
출산의 아픔도, 잠 부족으로 인한 피곤도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다던 모유수유였다.
조리원에서 쉴 수 있겠구나 했던 예상과 달리
아기는 배고파하는데 양은 왜 이리 작은지 한번 먹이러 가면 30분에서 1시간은 기본.
먹다 잠들어서 신생아실에 맡기고 나서 방에 누울라치면 5분도 안되서 아가 깨서 울어요 - 전화오고..
또 다시 젖물리고 1시간.. 이걸 하루에 10~14회 정도 반복했다. 덕분에 몸조리는 커녕 몸살 걸리지 않은게 다행이랄까.
조리원 퇴소 후, 집에 돌아와서도 모자란 건 여전해서 하루에 1~2번은 분유를 보충해서 먹여야했고,
왜 만족할만한 양이 안나올까 스트레스 받다가 어느 순간 마음 편하게 먹자 하고 긴장을 놨더니 그 순간부터 편해지더라.
그때가 아마 백일 전후였던 것 같다.
다른 엄마들 말처럼 양이 맞춰지면서 서아가 먹을만큼 만들어지는지,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더 먹고 싶어하는 일 없고
수유 간격도 벌어지고 쉴 수 있는 시간도 생겼다.
그 뒤로는 지금까지 순탄대로.
휴직 중에는 직접 수유하고, 어린이집 보내면서는 돌 전까지는 어린이집서 2번 먹을만큼 보내고,
돌 이후에는 1번 먹을만큼 보내다가 5월 들어서부터는 유축하지 않고 생우유 하나 보내준다.
더불어 직접 수유하는 양도 조금씩 줄이려고 아침/저녁으로 한번씩 먹이던 것을
며칠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서만 1번 먹이는 것으로 변경.
그랬더니 밥도 더 잘 먹는 듯 하고, 생각보다 그리 많이 찾지는 않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줄여가는 방법을 택해서 힘들지 않게, 아프지 않게 모유 끊는 과정을 진행중이다.
그런데 막상 모유 끊는 날이 다가오니 서운한 맘이 드는 것도 사실.
아가에게 수유하는 시간만큼 엄마와 아가 사이의 교감이 다양하게 오고가는 시간도 별로 없으니까 말이다.
처음에 그냥 오물오물 찾아서 먹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열심히 먹다가 장난도 치고, 나랑 눈 마주치고 씩 웃기도 하고...
어찌나 이쁜 짓을 많이 하시는지, 모유 끊고 나면 그 느낌은 찾을 수 없겠지 하는 아쉬움에 계속 끊기를 미루는 건지도 모르겠다.
서아가 돌 될 쯤, 모유수유는 18개월까지는 해보자. 라고 마음 먹었었으니 이제 2개월이 남았구나.
어쨌든 그때도, 지금도 모유 수유 시간은 아무도 끼어들 수 없는 서아와 나만의 행복한 시간이다. ^^
'My Story >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 모기의 첫 습격 (0) | 2009.07.06 |
---|---|
샌들 구입 (0) | 2009.06.15 |
휴가 다녀오겠습니다. ^-^ (0) | 2009.04.15 |
오늘 나의 미션! (0) | 2009.04.08 |
2009 무료 토정비결 보기 (0) | 2009.01.22 |